“인문학은 나와 이웃을 돌아보는 삶의 공부입니다”

영산대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 총동문회 이병희 회장 인터뷰
인문학 통해 얻은 깨달음이 지역 봉사로 이어져

영산대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 총동문회 이병희 회장

“공부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게 됐고, 그 변화가 결국 지역을 위한 봉사로 이어졌습니다.”
양산 중앙동 출신의 이병희 회장은 현재 영산대 퍼스트리더인문학과정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인문학이 삶을 바꾸는 동력이자 공동체를 따뜻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중앙동 문화체육회장을 비롯해 오랫동안 지역 사회에 기여해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회장님 본인 소개와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과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는 양산 중앙동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현재 양산시 시민통합위원회 경제산업분과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오랜 시간 중앙동 문화체육회장을 맡아 왔습니다.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은 김경숙 2기 회장님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망설임 없이 “한 번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2023년 제9기 인문학과정 회장를 맡았으며, 현재는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총동문회는 어떤 계기로 결성되었고, 지금까지 어떤 주요 활동을 해오셨나요?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은 2015년 나동연 양산시장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양산시 대표 평생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양산시와 영산대가 함께 추진한 사업으로, 지금까지 11기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수료생들은 기수별로 자연스럽게 수석부회장과 동문회장을 맡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고요.

총동문회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서 인문학 강연, 지역 행사 연계,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각 기수별로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로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만 복지관이나 지역기관을 찾아가게 되는 구조라, 봉사자로서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기수별 방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퍼스트리더 봉사단’을 따로 구성해보자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사회복지관에 직접 찾아가봤는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혹시 도와줄 일이 있느냐”고 여쭤봤더니, “엄청나게 많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 해줄 수는 없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꾸준히 간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목표는, 기수별 활동 외에 총동문회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봉사 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겁니다. 인문학을 배운 우리가 사회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접 움직여 보자는 취지죠.

사실 우리 모두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좋은 공기, 맑은 물, 따뜻한 사람들… 이 모든 환경 속에서 우리가 살아왔고, 또 돈도 벌고, 삶을 꾸려왔죠. 저는 그런 혜택을 다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곧 ‘인문학의 실천’이고, 봉사라는 행위로 이어지는 거라고 봅니다.

결국은요, 공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배운 걸 실천하고, 그 실천이 이웃과 지역사회에 가닿을 때, 그게 진짜 인문학의 힘이 아닐까요?

-인문학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회장님께서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인문학은 우리 삶에 대한 질문입니다. 나 자신을 성찰하고, 이웃과 사회를 이해하며, 내가 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죠. 공부를 하며 제 안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그 변화는 곧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문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인문학은 결국 ‘내가 누구인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사실 퍼스트리더를 수강하기 전까지는 그냥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니까 봉사활동을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게 꼭 ‘봉사’인지도 잘 몰랐고요.

그런데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내가 해왔던 일들이 정말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는지, 내가 정말 마음을 다했는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라고요.
그전에는 조직에 속해 있으니 그냥 하던 일들이었지만, 인문학을 접하고 나서부터는 그 일이 ‘내가 선택한 실천’이 되어갔어요. 그게 제 인생에서 진짜 터닝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는 곧 공동체에 대한 책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 많잖아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지역 안에서 다양한 도움도 받고, 또 그 안에서 삶을 일궈왔습니다.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든 사회에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식이 바로 인문학을 통한 봉사와 실천이라고 보고요.

공동체란 결국,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잖아요. 인문학은 그 공동체 안에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고,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하게 만드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고 봅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해온 특별한 프로젝트나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중앙동 문화체육회에서 약 15년 동안 활동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매년 열리는 명랑운동회입니다. 시 예산을 일부 지원받아 진행되지만, 기획부터 진행까지는 우리 체육회 이사들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준비합니다.

행사 당일에는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뛰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는데, 그 하루가 한 해 동안의 보람으로 남습니다. 고령화된 지역 어르신들이 아이처럼 웃고 즐기는 모습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에요.

사실 우리 중앙동은 양산 지역 13개 읍면동 중에서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체육회를 운영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체육회 이사들은 종목별로 역할을 나누고, 행사 운영도 스스로 해냅니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입니다.

지금 체육회 활동의 주축이 되는 분들은 대부분 60세 이상입니다. 젊은 인재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은 끝까지 지켜내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요.

-앞으로의 총동문회 비전과 계획, 그리고 동문 및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퍼스트리더 총동문회가 인문학을 지역에 퍼뜨리는 중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양산을 ‘인문학의 고장’으로 만드는 꿈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동문들은 그 가능성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문학은 어렵지 않습니다. 나와 이웃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삶의 태도입니다. 퍼스트리더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고, 지역에 따뜻한 영향을 퍼뜨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문학은 나와 세상을 잇는 다리이자,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이다. 이병희 회장은 그 다리를 건너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고 말한다. 퍼스트리더 인문학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지역을 위한 봉사로 이어지는 지금, 그의 조용한 실천은 우리 사회가 왜 인문학을 필요로 하는지를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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